1. "엄마, 한국판 골드 몬치치 나왔대!" 대란의 시작

어느 날 딸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들고 온 소식 하나.
한국 한정판 에디션으로 골드 몬치치(Monchhichi)가 출시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우리 딸의 남다른 소장 욕구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사진을 보는 순간 묘하게 빠져들었다.
처음엔 "집에 인형이 몇 개인데 또 사?"라며 말릴 작정이었는데,
보고 있으면 왜 아이가 원하는 건 나까지 탐이 나는지 모르겠다.
은은하고 영롱한 골드빛 털에 앙증맞은 볼따구니라니,
이건 키덜트 엄마 마음까지 흔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서울 오프라인 성지로 꼽히는 신사 캐리마켓은 진작에 전량 품절.
재입고 일정조차 미정이라는 소식뿐이었다.
번개장터나 중고 플랫폼을 기웃거리자니 이미 웃돈(프리미엄)이 얹어져 거래되고 있었다.
정가로 웃돈 없이 구하고 싶은 오기가 생겨 온라인 커뮤니티와 인스타그램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2. 인천 누리프렌즈(누리토이즈)에 재고가 있다고?






수소문 끝에 흘러나온 레이더망 하나.
인천에 위치한 대형 창고형 완구 매장인
누리프렌즈(누리토이즈)에 아직 재고가 넉넉히 남아있다는 소문이었다.
반신반의하며 매장에 바로 유선 전화를 걸었다.
"혹시 골드 몬치치 재고 있나요?"
"네, 고객님. 아직 구매 가능하십니다."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서울권 매장들은 전멸 수준인데, 도대체 여긴 물량을 얼마나 든든하게 확보해 두신 걸까?
사장님의 수급 능력에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었지만 이미 늦은 저녁.
오늘 밤은 꾹 참고 내일 아침 오픈 시간에 맞춰 '오픈런'을 뛰기로 딸아이와 비장하게 약속했다.


몬치치를 비롯하여 여러 캐릭터들을 살수 있는 곳은 3층에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로 올라가 사물함에 가방을 넣어여 한다.
소품들이 워낙 작아서 가방을 가지고 들어갈수 없다.
3. 드디어 마주한 실물, 골드 몬치치 & 베베치치

다음 날 아침, 눈 뜨자마자 서둘러 도착한 누리프렌즈.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몬치치 코너로 직행했다.
매대에 얌전히 앉아있는 녀석을 마주한 순간, 아침 일찍 달려온 피로가 싹 가셨다.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실물이 열 배는 곱다.
특유의 클래식한 얼굴에 차르르 감도는 골드 컬러가 조화로워서 고급스러움 그 자체였다.
딸아이는 골드 몬치치 스탠다드 라인에 이어 턱받이를 한 앙증맞은
골드 베베치치까지 양손에 쥐고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너 참 예쁘구나!"라는 말이 절로 터져 나왔다. 오픈런을 뛰면서까지 찾아올 가치가 충분했다.
4. 장바구니 밀당전, 그리고 31만 원의 결말
진짜 고비는 그 뒤부터였다.
목표했던 골드 몬치치와 베베치치를 품에 안은 딸아이는
매장 안쪽의 다른 캐릭터 구역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누리프렌즈는 몬치치 외에도 각종 캐릭터 굿즈와 피규어,
인형들이 빽빽하게 진열된 곳이라 아이들에게는 사실상 출구 없는 개미지옥이다.
- 딸아이가 귀여운 소품을 슬쩍 장바구니에 담는다.
- 나는 뒤따라가며 가격표를 슬쩍 보고 조용히 빼낸다.
- 이 끝없는 카트 밀당전을 벌였건만, 결국 정신을 차려보니 계산대 앞이었다.




한정판 몬치치 본체에 베베치치,
그리고 아이가 사수한 아기자기한 소품들까지 합산한 최종 영수증 금액은 31만 원.
순식간에 지갑이 털렸지만, 품절 대란 속에서 리셀가 없이
안전하게 득템했다는 성취감과 품에 인형을 꼭 껴안고 방실거리는 아이 얼굴을 보니 묘하게 위안이 된다.
서울 매장에서 품절로 허탈해하고 있다면 발품 팔아 인천 누리프렌즈를 노려보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단, 방문 전 전화로 재고 확인은 필수이며,
나처럼 지갑이 통째로 털릴 각오는 단단히 하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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