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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맑고 투명한 10월의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사춘기 딸과 함께 할 미술관 몇곳을 정리해보았다.
이번 10월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목부터 세계적인 개념미술 거장까지, 서울 시내 곳곳의 기획전 라인업이 유독 알차다.
10월 중순이 지나며 폐막을 앞둔 아쉬운 전시부터 겨울 시즌까지 여유롭게 이어지는 전시까지, 동선과 일정별로 꼼꼼하게 정리해 둔 8곳의 기록을 남겨본다.
1. 10월 종료 임박 전시
가을이 지나가듯 전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둘러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 곳들이다.
① 이이남 개인전 《시어무형 청어무성: 생명과 존재를 향한 회화적 사유》
- 전시 장소: 삼청동 학고재 갤러리
- 전시 기간: ~ 2026년 10월 24일까지
- 관람 포인트 & 사유:
- 고전 명화와 동양화적 모티브를 디지털 미디어로 재해석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전시다. 움직이는 디지털 픽셀 속에서 피어나는 전통 산수와 생명의 본질은 스마트폰 영상에 익숙한 십대 아이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매혹으로 다가온다. 갤러리를 나와 삼청동 돌담길의 노란 은행나무 잎을 밟으며 걷기 좋다.
② 유영국 회고전
- 전시 장소: 서울시립미술관(SeMA) 서소문본관
- 전시 기간: ~ 2026년 10월 25일까지
- 관람 포인트 & 사유:
-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화백이 화폭에 담아낸 웅장한 원색의 산(山)과 자연. 빨강, 파랑, 노랑 등 순도 높은 색채와 절제된 기하학적 면 분할은 언제 봐도 가슴을 벅차게 한다. 서소문 덕수궁 돌담길의 단풍 숲을 지나 미술관 로비로 들어서는 동선 자체가 가을의 정취를 오롯이 품고 있다.
③ 이대원전
- 전시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 전시 기간: ~ 2026년 11월 8일
- 관람 포인트 & 사유:
- 덕수궁의 고즈넉한 전각을 배경으로 만났던 이대원 화백의 점채화는 여전히 뇌리에 깊다. 서양 인상주의 기법과 한국 전통 오방색의 조화로 피워낸 과수원 풍경의 생명력은 가을의 문턱에서 만난 가장 찬란한 기록이었다.

2. 가을의 절정에 만나는 동시대 현대미술
사춘기 아이와 작품의 의미를 두고 자연스럽게 생각을 묻고 답하기 좋은 기획전들이다.
④ 《올해의 작가상 2026》
- 전시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소격동)
- 전시 기간: ~ 2026년 12월 6일까지
- 관람 포인트 & 사유:
- 한국 동시대 미술의 가장 뜨겁고 첨예한 담론을 조망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표 연례전. 설치, 영상, 다원예술 등 실험적인 매체들이 던지는 사회적·환경적 질문들을 마주하게 된다. "너는 저 설치물이 어떤 뜻으로 보여?" 하고 물으면 딸아이가 불쑥 의외의 날카로운 해석을 내놓아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
⑤ 구정아 개인전
- 전시 장소: 한남동 리움미술관
- 전시 기간: ~ 2026년 12월 2일까지
- 관람 포인트 & 사유:
-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 등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구정아 작가의 섬세한 공간 설치 작업. 시각을 넘어 냄새, 소리, 미세한 잔상 등 일상에서 간과하기 쉬운 비물질적 감각을 일깨운다. 한남동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와 감각적인 미술관 건축이 어우러져 청소년기 특유의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3. 겨울까지 여유롭게 즐기는 블록버스터 대형 전시
기간이 비교적 넉넉해 주말 나들이는 물론 방학 시즌까지 천천히 재방문하기 좋은 전시들이다.
⑥ 서도호 개인전
- 전시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전시 기간: ~ 2027년 2월 9일까지
- 관람 포인트 & 사유:
- 반투명한 은은한 천으로 실물 크기의 한옥과 양옥을 정교하게 지어 올리는 서도호의 대표작들. 공간의 이동, 정체성, 기억과 시간에 대한 질문을 공간 예술로 완벽하게 치환한다. 작품 안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이 뛰어나 미술에 큰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⑦ 웨인 티보(Wayne Thiebaud) 회고전
- 전시 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 전시 기간: ~ 2027년 2월 21일까지
- 관람 포인트 & 사유:
- 두툼한 유화 나이프 자국으로 케이크, 파이, 롤리팝 등 달콤한 디저트를 그린 미국의 팝아트 거장 웨인 티보. 밝고 사랑스러운 색채 뒤편에 깃든 일상의 고독과 미국적 풍경을 균형 있게 조명한다. 직관적이면서도 회화적 완성도가 높아 누구나 편안하고 경쾌하게 즐길 수 있다.
⑧ 솔 르윗(Sol LeWitt) 대규모 회고전
- 전시 장소: 아모레퍼시픽 미술관(APMA)
- 전시 기간: ~ 2027년 2월 28일까지
- 관람 포인트 & 사유:
- 개념미술(Conceptual Art)과 미니멀리즘의 선구자인 솔 르윗의 대표적인 '벽화(Wall Drawing)'와 입체 조형 시리즈를 아우른다. 물리적 결과물보다 아이디어와 설계의 규칙 자체가 예술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절제된 기하학적 형태가 주는 구조적 아름다움이 깊은 울림을 준다.

[한눈에 보는 서울 10월 전시 일정 요약표]
| 전시명 | 미술관/갤러리 위치 | 종료 일정 | 특징 및 핵심 테마 |
| 이이남 개인전 | 삼청동 학고재 | 2026. 10. 24 | 고전 회화와 디지털 미디어 아트의 사유 |
| 유영국 회고전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 2026. 10. 25 | 한국 추상미술의 원색 산(山) 풍경 |
| 이대원전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 2026. 10. 08 (종료) | 궁궐에서 만난 점채화의 생명력 |
| 올해의 작가상 2026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2026. 12. 06 | 동시대 한국 현대미술의 최전선 |
| 구정아 개인전 | 리움미술관 (한남동) | 2026. 12. 02 | 비물질 감각과 공간 설치 예술 |
| 서도호 개인전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2027. 02. 09 | 천으로 빚어낸 공간과 기억, 정체성 |
| 웨인 티보 회고전 | DDP (동대문) | 2027. 02. 21 | 케이크와 디저트로 읽는 팝아트 |
| 솔 르윗 회고전 |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 2027. 02. 28 | 개념미술과 기하학적 미니멀리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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