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 닿을 때마다 발길이 닿는 곳이 있다.
바로 학사평 콩꽃마을 순두부촌의 터줏대감인 김영애할머니순두부 본점이다.
이곳을 오간 지도 벌써 20년 차에 접어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본래 두부 특유의 밋밋한 식감과 풋내를 즐기지 않던 편이었다.
찌개 속 두부조차 걷어내던 내게 '진짜 콩의 깊은 맛'을 가르쳐준 곳이 바로 이 집의 몽글몽글한 하얀 순두부다.
새벽에 일어나 간단히 샌드위치 하나로 허기를 채우고 속초 산행을 마쳤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내려와 마주하는 순두부 한 그릇은 설명이 필요 없다.


강원도산 국산 콩을 갈아 천연 동해 간수로 응고시킨 순두부는 자극적인 양념 하나 없이도 고소함의 밀도가 남다르다.
빈속에 넣어도 부담 없이 포근하게 감기며,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편안하게 풀리는 기분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하지만 내가 이곳을 매번 다시 찾는 결정적인 이유는 단일 메뉴인 순두부 정식과 함께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비지찌개, 그리고 여섯 가지 정갈한 밑반찬에 있다.
이 집의 비지찌개는 흔한 텁텁한 비지와는 차원이 다르다.



부드럽게 갈아낸 콩비지에 짭조름한 양념과 특유의 발효된 감칠맛이 깊게 배어 있어, 밥 위에 얹어 슥슥 비벼 먹으면 밥 한 공기가 금세 비워진다.
여기에 감칠맛 나게 무쳐낸 황태무침과 담백한 제철 나물들은 20년이라는 긴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맛의 편차가 없다.
오죽하면 오래전 사장님께 "비지찌개와 반찬만 따로 포장 판매는 안 하시나요?" 하고 여쭤보았을까. (아쉽게도 포장 판매는 하지 않으신다.)
우리 가족에게는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며 나누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자리에 앉아 정식이 차려지기 무섭게 "사장님, 비지찌개 하나 더 부탁드립니다" 하고 미리 요청하는 것.
기본 찬들도 젓가락이 멈추질 않아 두 번씩 리필해 먹고, 결국 넷이서 비지찌개 세 뚝배기를 바닥까지 긁어먹으며 식사를 마쳤다.
속초의 찬 바닷바람과 등산 후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이보다 더 확실하고 든든한 아침 한 끼는 없다.

📌 속초 김영애할머니순두부 본점 방문 요약 정보
- 매장 위치: 강원 속초시 원암학사평길 183 (노학동)
- 영업시간: 매일 07:00 ~ 14:00 (아침 및 점심 위주 운영,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되므로 오전 방문 권장)
- 대표 메뉴: 순두부 정식 (국산 콩 순두부 + 비지찌개 뚝배기 + 황태무침 및 밑반찬 구성의 단일 메뉴)
- 핵심 특징: 중소벤처기업부 인증 '백년가게', 국산 콩과 100% 천연 동해 간수를 사용한 초당식 전통 순두부
- 주차 안내: 매장 앞 전용 주차장 구비되어 있으나 이중주차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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