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진포에서 근현대사의 숨결을 되짚어본 뒤, 차의 방향을 틀어 남쪽으로 내려왔다.
닿은 곳은 우리 남편이 유독 아끼고 사랑하시는 공간, 강원도 고성 죽왕면에 자리한 자작도 해변이다.
동해안의 수많은 바다 중에서도 내가 마주하는 고성 자작도 해수욕장의 첫인상은 늘 어딘가 글루미(gloomy)하다.
마냥 들뜨고 소란스러운 여타 유명 관광지와는 사뭇 다르다.
수평선 너머로 낮게 가라앉는 특유의 서정적이고 차분한 공기, 백사장을 감싸는 호젓한 적막함이 먼저 와닿는다.
그래서인지 해가 뉘엿뉘엿 기울기 시작하는 일몰 무렵이 되면 그 쓸쓸한 듯 아늑한 분위기가 배가되어 유독 깊은 잔상을 남긴다.

옆에 서 있던 남편은 오히려 그 자작도 해변만의 담담하고 차분한 무드가 참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러더니 모래사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언젠가 여기에 바삭한 치킨을 함께 파는 힙한 서핑 숍을 하나 차리고 싶다"는 낭만 섞인 상상을 툭 던진다.
해질녘 파도 소리와 갓 튀겨낸 치킨의 조합이라니, 꽤나 그럴듯한 그림에 피식 웃음이 났다.

모래사장으로 걸음을 옮기기 전, 해변 초입에 자리한 오션뷰 서프 카페 '고고비치(고고비치서프)'에 들렀다.
서핑 강습과 보드 렌털을 겸하는 복합 공간인데, 외관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이국적인 휴양지 바이브가 짙게 묻어난다.
음료의 전반적인 가격대는 일반 프랜차이즈나 근처 카페들에 비해 살짝 높은 편이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채워지는 감각적인 음악과 자유로운 서퍼들의 분위기가 그 아쉬움을 가볍게 털어내 준다.
테라스에 기대어 서서, 한여름 뜨겁게 파도를 타고 난 뒤 젖은 머리로 이곳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켜는 장면을 상상해 보았다. 그것만으로도 묘한 해방감이 밀려왔다.
손에 쥔 음료를 천천히 마시며 자작도 해변의 붉은 노을을 지켜보았다.
바다 끝을 은은하게 물들이는 석양을 등진 채, 다음 계절을 위한 작은 약속 하나를 마음에 얹어둔다.
다음 고성 여행에는 꼭 이 자작도 해변 근처로 숙소를 잡고, 해질녘 붉게 물든 바다 앞에서 남편의 로망대로 파도를 안주 삼아 치맥을 즐겨봐야겠다.




📌 고성 자작도 해수욕장 카페: 고고비치서프 이용 정보
- 매장명: 고고비치서프 (GOGO BEACH SURF)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죽왕면 자작도선사길 61 (문암진리 134-118)
- 주요 운영: 자작도 해수욕장 앞 오션뷰 카페(커피, 음료, 생맥주, 스낵), 서핑 입문 강습 및 슈트·보드 렌털
- 공간 특징: 야자수 소품과 우드 톤의 트로피컬 인테리어, 야외 테라스 좌석 구비로 자작도 일몰 감상에 적합
- 주차 환경: 매장 인근 전용 주차 공간 및 자작도 해수욕장 공영 주차 구역 무료 이용 가능
- 방문 참고: 계절 및 기상 상황에 따라 카페 운영 시간과 서핑 운영 일정이 유동적일 수 있으므로 늦은 시간 방문 시 확인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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