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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하는 미술관

초등학생 딸과 다녀온 마크 브래드포드 전시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의 우리만의 힐링 시간

금요일 아침,
딸과 나 단둘이 서둘러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으로 향했어.
전시는 11시 예약인데,
그 전에 먼저 브런치를 하기로 했지.

예전엔 전시 끝나고 밥을 먹었는데
전시장 안에서 오래 걸으면 은근 배가 고프더라고.
그래서 요즘은 밥을 먹고 전시를 보는 루틴을 만들었어.
소화도 되고, 힘도 나서 작품을 더 오래 즐길 수 있거든.


아모레퍼시픽 뮤지엄

🏛️ 깔끔하고 모던한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앞에 서면
커다란 유리문을 직원이 직접 열어주며 맞이해줘.
그 순간부터 이미 대접받는 기분이 시작돼.

안으로 들어서면 층고가 높고, 넓고, 모던한 공간이 펼쳐지는데
그냥 그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져.
계단을 천천히 내려가서 모바일 티켓을 보여주고 입장!


마크 브래드포드

입구에서 만난 ‘알록달록한’ 첫 작품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바닥에
알록달록한 색이 펼쳐진 대형 작품이 나를 맞이했어.

마크 브래드포드가 사회적인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난 작품들이 무겁고 어두울 거라 생각했거든?
근데 이 화려함은 뭐지?

솔직히… 발로 밟아보고 싶었어.
아직 발자국이 별로 없을 때
작품을 밟는 느낌을 느껴보고 싶었거든.
전시가 끝날 즈음엔 또 어떻게 변해 있을까, 벌써 궁금해졌어.


마크 브래드포드
마크 브래드포드

둘째가 던진 질문

“엄마, 퀴어가 뭐야? 도시하층민은 뭐야?”

전시를 보던 중, 영상 속 인물과 작품들을 보며
딸이 내게 물었어.
퀴어, 도시 하층민
아직 초등학생인 딸에겐 낯설고 어려운 단어들이었지.

사실 설명한다고 해도
그 복잡한 사회적 의미와 맥락을 다 이해하기는 힘들 거야.
그래서 난 그냥 이렇게 말했어.

“세상엔 여러 가지 모습과 사는 방식이 있는데,
어떤 건 사람들이 잘 몰라서 이상하게 보거나
차별하기도 해.
이 작가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하는 거야.”

작품의 의미를 다 알진 못했지만
딸은 “이렇게도 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 하며 놀라워했어.


🎷 재즈와 어우러진 작품 공간

한쪽 전시 공간에 들어서니
내 귀에 너무 익숙한 재즈 음악이 흘러나왔어.
그 음악과 작품이 하나가 된 듯,
그 안에 푹 빠져서 한참을 서 있었지.

나오고 싶지 않을 만큼 좋은 음악, 좋은 공간이었어.
그 순간만큼은 작품 감상이라기보다
그냥 예술 속에 몸을 맡기는 기분이었달까.

마크 브래드포드
마크 브래드포드
마크 브래드포드


👧 우리 딸의 ‘픽’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며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이 뭐였어?”라고 물었더니
딸은 여러 가지 색이 덮인, 글자가 들어간 작품을 골랐어.

그 글자가 무슨 뜻인지, 어떤 메시지를 담았는지는
아마 딸은 몰랐을 거야.
근데 그건 중요한 게 아니지.

“예쁘면 됐지, 엄마!”

그 한마디에 웃음이 났어.
미술은 원래 그렇게 즐기는 거니까.

마크 브래드포드
마크 브래드포드


https://apma.amorepacific.com/contents/exhibition/index.do

 

EXHIBITION l APMA

 

apma.amorepacific.com

 

📌 전시 정보

  • 전시명: 마크 브래드포드: Keep going
  • 기간: 2025.8.1~2026.1.25
  • 장소: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100)
  • 관람료: 일반 16,000원/ 청소년 13,000원
  • 특징: 아시아 첫 대규모 회고전, 회화·설치·영상 40여 점 전시
  • : 전시 전 작가에 대해 간단히 읽고 가면 이해가 더 쉬움

📝 엄마 시선 총평

이번 전시는 솔직히 초등학생에겐 조금 어려운 주제를 담고 있었어.
하지만 ‘어려움’이 전부가 아니더라.
딸은 작품에서 색과 모양, 분위기를 느끼고,
나는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읽었어.

같은 전시를 보면서도
우린 전혀 다른 방식으로 즐겼지만
그게 함께 전시를 보는 매력이었어.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간은 우리 둘만의 방학 속 소중한 힐링 시간이었어.